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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고객(리뷰) =_=

[식당] "죄송하다" 고 하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안좋을까?

by BitSense 200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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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에 삽니다.
산본을 모르시는 분도 많고, 군포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모르는 거 같으면 "안양" 옆이라고 말을 합니다.
실상 산본을 위해 제가 머 하는 것은 없지만,
산본이 살기 좋은 동네라고 자랑은 하고 다닙니다.

신도시 중에서는 그래도 집값이 낮은 편이고,
계획도시?라서 서울로 가는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등)이 잘 되어 있고,
공기도 그런데로 좋은 편에 속하는 동네입니다.

이 산본에 사는 분들은 대부분 "왕대박 감자탕" 이란 곳을 알 것입니다.
언제나 식사 때문 감자탕 먹기 위해서 많은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저희 내외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가는 것 같습니다.
두시간 무료인 주차장도 있고,
맛도 좋고, 고기도 대부분 부드러워서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그런 이 식당에 오늘 실망을 많이 하고 왔습니다.

오늘 처형댁 식구들이랑 저희 식구들이랑 모두 함께 서울 남사골 한옥마을에 다녀 왔습니다.
생각보다 재밌게 놀았고, 산본에 돌아오자 저녁때가 되어서,
머 먹을까 생각하기 귀찮아서 감자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먹음직 스러운 감자탕을 시켜서 먹고 있었는데, 시레기를 좋아하는 처형이 시레기를 먹다가 먼가 이상한 것을 씹어서 뱉었더니... 진짜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릇을 씻던 쑤세미 조각의 일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직원을 불렀죠... "이게 먼가요?"
직원분들은 당연히 "죄송하다"고 말을 하면서 주문한 음식을 다시 세팅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처형은 그냥 이대로 나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큰동서가 그냥 먹자고 말을 해서
그냥 앉아서 기분은 그렇지만, 좋게 먹으려고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1.
잽싸게 감자탕 냅비와 고기를 먹었던 그릇을 치웠는데, 아이들이 먹고 있던 그릇은 아직 치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원에게 "여기 아이들 그릇도 치워주고 다시 세팅해 주세요." 라고 말을 했습니다. 못들었는지 반응이 없어서, 다시 재차 말을 했더니, 이미 들었나 보더군요.
"네, 알았습니다. 저희가 그것은 못봤잖아요!" 하면서 약간 신경질 적으로 말을 하면서 가더군요.
이때부터 좀 벙찐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
그 쑤세미 조각이 발견되기 바로 전에, 감자탕 고기를 추가했었습니다. 감자탕에 있는 고기는 거의 먹었단 소리죠. 그런데 그 상황에서 쑤세미 조각이 발견되고, 그걸 따지고 있는 와중에 추가된 고기가 나왔습니다. 감자탕은 또다시 새로 나왔구요. 직원분은 계속 "미안합니다."를 되풀이 하면서 갔구요. 그런데, 추가된 고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떨결에 이상한 감가탕에 추가된 감자탕. 당연히 배는 어느 정도 부른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추가된 고기를 취소했습니다. 역시나 기분 나빠 하더군요. 저만의 느낌인지 모르지만, 신경질적인 "네!" 라는 짧은 답이 왜 이리 신경쓰이던지요.

3.
다시 술도 추가해서 먹고, 어찌 됐건 식사는 마쳤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식당은 지금까지 좋은 기억이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솔직히 오랫동안 같이 일한 직원분들의 실수를 가지고 머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기분은 좀 더러웠지만요. 그런데, 직원분의 그런 응대는 썩 좋은 느낌이 아니어서, 사장님께 머라고 한마디는 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계산대에서 계산서를 내밀었습니다. 아무말 않고 계산서를 받아서 "4만천원입니다." 라고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사장님이세요?" 하고 확인코자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죄송합니다. 식사 중에 머가 나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주방에서 여러사람이 일을 하다보니..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말을 하더군요. "실수로 머가 나온거 가지고 말은 않겠습니다. 그런데 다시 세팅해 준다고 하던 식탁에 아이들 그릇이 안치워져서 치워달라고 그러는데, 직원 분이 귀찮다는 듯이..." "네! 죄송합니다. 직원들을 다시 교육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내말은..." "네! 정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머라고 말을 하려고 하면 계속 끊고 얘기를 하더군요. 그냥 계산하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나왔습니다.

그 "죄송합니다"란 말이 왜 그리 진심으로 안 들리던지요. 그냥 그 순간을 모면하고자, 손님이 더 떠들어 봐야 자기에게 득 될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만 들렸습니다.
즉, 고객의 소리엔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착찹하더군요.
당분간 그 식당에는 가지 않을 거 같습니다.

좋은 식당 하나를 잃은 듯 해서 여전히 씁쓸합니다.

그 식당이 망했으면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단순히 제가 받은 느낌을 적었을 뿐이며,
그 식당에 가고 안가는 것은 읽으신 분들의 맘이겠지요. 저도 언젠가 이런 기분이 정리되면 다시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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