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원그로브 '추락사' 검색 몰리는 이유, 알고보니

요즘 '마곡 원그로브 추락사'라는 검색어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포털에 검색해보면 명확한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아 답답하셨을 텐데요, 결과만 말하면 원그로브 건물 안에서 누군가 떨어져 숨진 사고가 있었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키워드가 계속 검색되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원그로브를 사옥으로 쓰는 DL그룹 계열사들의 건설 현장에서 올해 들어 추락 사망 사고가 잇따랐고, 동시에 사옥 이전·구조조정설까지 겹쳐 '원그로브'와 '추락'이라는 단어가 한 문장 안에서 자주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원그로브가 정확히 어떤 건물인지, 어떤 사고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회사 내부 상황이 왜 같이 언급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검색 의도가 엇갈려 헷갈리셨던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원그로브, 정확히 어디일까
원그로브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대형 업무단지로, 공식 명칭은 마곡CP4입니다.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았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준공한 건물입니다.
이 건물로 DL그룹이 지난해 사옥을 옮겼습니다. 서대문 인근 디타워 돈의문에서 마곡 원그로브로 본사를 이전한 건데, 임대료만 보면 디타워가 3.3㎡당 30만원대였던 반면 원그로브는 10만원 후반대로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임대료는 절반인데, 검색어 뒤엔 '추락'이 따라붙는다

'추락' 검색이 몰린 진짜 배경
사람들이 '원그로브 추락'을 검색하게 된 배경에는 DL이앤씨와 자회사 DL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가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고, 이 공사는 DL건설과 직접 계약한 업체가 아닌 하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남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해상 공사 현장에서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한 명이 바다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보도됐습니다. DL이앤씨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원그로브 건물 자체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그 건물을 본사로 쓰는 회사의 다른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사고들이 '원그로브'라는 키워드와 함께 묶여 검색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사옥 이전과 동시에 터진 구조조정설
공교롭게도 DL이앤씨가 원그로브로 이전한 시기와 비슷하게 인력 축소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옥 이전과 착공 감소가 겹치면서 수백 명 규모의 인력이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고, 일부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실적 정상화를 위해 긴급 투입됐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습니다. DL그룹은 이해욱 회장이 박 부회장을 올리는 인사를 통해 건설·화학 사업 재편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만큼 그룹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가볍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6월 출범한 정부 기조 아래 건설 안전 규제가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잇따른 사망 사고가 회사 이미지와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고 하나하나가 단순한 뉴스로 끝나지 않고 회사 전체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셈입니다.
텅 빈 원그로브, 공실률 논란까지
원그로브를 둘러싼 또 다른 이슈는 공실률입니다. 이 건물에 투자한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우량 임차인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대규모 공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주주였던 조갑주 전 대표가 가족이 투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모럴해저드 의혹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 원그로브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날카로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추락한 이미지'라는 표현이 기사에 직접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건물 자체는 마곡 업무단지를 대표하는 대형 오피스로 설계됐지만, 완공 이후 임차인 유치가 기대만큼 순조롭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랜드마크급 건물이라는 외형과 실제 운영 성적 사이의 간극이 꽤 큰 셈입니다.
결국 '추락'은 두 가지 뜻이었다
정리해보면 '마곡 원그로브 추락사'로 검색되는 이유는 건물 안에서 벌어진 특정 인명 사고가 아니라, 그 건물을 쓰는 DL그룹의 다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 사고들과, 회사 실적·공실률이 함께 '추락'했다는 표현이 뒤섞인 결과로 보입니다.
건설 현장의 안전 사고는 매번 다른 이름으로 보도되지만, 검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옥 이름만 보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번처럼 키워드 하나에 여러 사정이 뒤섞여 있을 때는 어떤 보도가 어떤 사실을 말하는지 하나씩 짚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DL그룹과 관련 건설 현장의 안전 점검 결과나 추가 인사, 수주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하청업체 근로자 안전 문제는 업계 전반에 걸친 이야기라 원그로브 하나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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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