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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아버지 찔러 숨지게 한 여대생, 징역 5년 나온 진짜 이유

비트센스 2026. 10. 24. 09:22
친할아버지 찔러 숨지게 한 여대생, 징역 5년 나온 진짜 이유

지난 23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선고가 나왔습니다. 친할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여대생에게 법원이 검찰 구형량보다 훨씬 낮은 형량을 선고한 겁니다.

검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이 사건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살해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고, 대신 존속상해치사라는 다른 죄목을 적용했습니다. 같은 사건인데 적용 법조가 달라지면서 형량도 크게 달라진 셈입니다.

이 사건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고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는지에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가족 간의 사정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은 올해 5월 18일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한 자택에서 벌어졌습니다. 함께 살던 20대 손녀 A씨가 80대 친할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과도로 할아버지의 어깨를 찔렀고, 할아버지는 결국 숨졌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 뒤, A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존속살해는 자신의 직계 존속, 즉 부모나 조부모를 살해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으로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겁게 책정됩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랜 기간 할아버지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왔고, 사건 당일에도 할아버지의 폭력을 멈추게 하려고 흉기를 들었을 뿐이지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동대문구 주택가 분위기

검찰과 법원, 왜 다르게 봤나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A씨에게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형량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재판부가 가장 집중해서 들여다본 쟁점은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가'였습니다. 똑같이 사람을 찔러 숨지게 했더라도 죽일 생각이 분명했는지, 아니면 다치게 할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사망까지 이어졌는지에 따라 적용 죄목 자체가 달라집니다.

법원은 A씨가 할아버지를 죽이려는 뚜렷한 의도를 갖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말다툼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이었고, 상해를 가할 의도만 인정된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었습니다.

존속살해와 존속상해치사, 뭐가 다를까

두 죄목의 핵심 차이는 '고의'에 있습니다. 존속살해는 말 그대로 직계 존속을 죽이려는 의도가 분명했을 때 적용되고,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도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반면 존속상해치사는 다치게 할 의도만 있었는데 그 결과로 사망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사망이라는 결과는 같지만, 애초에 상대를 죽이려던 게 아니었다는 점이 형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A씨가 범행 당시 들고 있던 과도로 단 한 차례 어깨 부위를 찌른 점, 추가 공격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살해 의도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범행 양상이 죄목을 가르는 중요한 근거가 됐습니다.

법원 선고 판결문 이미지

가정 내 사정, 양형에 반영됐나

재판부는 A씨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오랜 기간 폭언과 폭행에 노출돼 있었다는 주장을 일정 부분 참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족 관계일 때, 그 관계 안에서 벌어진 폭력의 맥락이 양형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런 참작 사유가 있다고 해서 범행 자체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도 A씨에게 실형, 즉 징역 5년이라는 적지 않은 형량을 선고하며 생명을 해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맞서는 경우, 법적으로 어디까지 정당방위나 참작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는 매번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됩니다. 이번 사건도 그 경계선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신고 및 상담 관련 이미지

징역 5년, 많다 적다 갈리는 반응

이번 선고 소식이 알려지자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사람을 숨지게 한 사건인데 형량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오랜 시간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손녀의 사정을 고려하면 실형이 선고된 것 자체가 가혹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가정 내 폭력의 피해자가 결국 가해자가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1심 판결인 만큼, 검찰이나 피고인 측이 항소할 경우 2심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했던 검찰이 이번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도 지켜볼 지점입니다.

한 가정에서 벌어진 비극이 법정에서는 '고의가 있었는가'라는 차가운 법리로 다시 해석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숫자로 남은 징역 5년이라는 형량 뒤에는, 쉽게 단정할 수 없는 가족의 사정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셈입니다.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상해치사로 감형된 이번 판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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