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세 외야수가 연봉 5000만원짜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4년에 64억원을 받던 FA 선수였습니다.
지난 19일 두산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손아섭이 불과 8일 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새 둥지가 다름 아닌 친정팀 NC 다이노스였습니다.
NC는 28일 지난 27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손아섭과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손아섭은 내년 1월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롯데에서 98억원, NC에서 64억원, 두 번의 대형 FA 계약을 받았던 선수가 이번엔 사실상 1군 최저연봉 수준인 금액을 받아들인 겁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신인 드래프트로 프로에 데뷔해 20년 가까이 현역으로 뛰어온 선수입니다. 롯데의 주축 타자로 활약하다 2021시즌 종료 후 NC와 4년 64억원짜리 FA 계약을 맺으며 둥지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2024년 부상 이후 타격감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팀 내 입지도 애매해졌습니다. 결국 지난해 우승을 노리던 한화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여러 변화를 거치며 두산 유니폼까지 입게 됐습니다.
그런데 두산에서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말았습니다. 이름값도, 과거 성적도 다음 시즌 자리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방출 소식이 전해지고 일주일 조금 넘게 지났을 때, 먼저 연락을 한 쪽은 선수가 아니라 구단이었습니다. NC가 먼저 영입 의사를 전해온 겁니다.
임선남 NC 단장은 영입 배경으로 타선의 다양성을 꼽았습니다. NC 타선이 우타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좌타 자원이 필요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풍부한 경험으로 젊은 타자들에게 훈련 루틴과 근성을 전수해줄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손아섭 본인도 NC에서의 기억이 각별합니다. 2023년 NC 소속으로 140경기에 나서 타율 0.339, 187안타, OPS 0.836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긴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NC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돼 기쁘다. 내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번 계약에서 눈에 띄는 건 낮아진 연봉 자체보다 옵션 논의조차 없었다는 점입니다. 보통 FA나 재계약 선수들에게는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조항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그런 옵션 협상 자체가 없었다는 겁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 없는 계약이고, 선수 입장에서는 돈보다 기회 자체가 더 중요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손아섭 역시 구단 영입 제안을 별다른 조건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롯데 시절 16억원대 FA 조건을 받았을 때와 비교해도, 또 NC에서 받았던 64억원과 비교해도 이번 연봉 5000만원은 선수 생활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그만큼 이번 계약은 '돈을 위한 계약'이 아니라 '야구를 더 하기 위한 계약'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손아섭은 통산 최다 안타 기록, 타격왕,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까지 있는 선수입니다. 현재 통산 안타 기록에서도 최형우와 함께 KBO 역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커리어를 쌓은 선수가 최저연봉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과 지금의 처지가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번 계약이 단순히 '추억 소환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주전 욕심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택한 선수가, 좌타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과 맞물려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쪽에서는 '64억 받던 선수가 5000만원이라니 세월이 무상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래도 다시 뛸 기회를 얻은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두산 방출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8일 만에 새 팀을 구했다는 점에서 '친정팀이 끝까지 믿어준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동시에 '과거 성적만으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프로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냉정한 시선도 함께 나왔습니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이제 서른여덟이 됐습니다. 내년이 그의 현역 생활 전체를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필요한 건 더 이상 동정이나 과거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NC가 왜 자신을 다시 선택했는지를 타석에서 직접 보여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2027시즌 창원 NC파크에서 손아섭이 다시 쓸 이야기가 어떤 모습일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2년 전 올린 좋은 성적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베테랑의 역할에 머물게 될지는 시즌이 시작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손아섭의 NC 복귀,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